K-Pop 시장의 주도권은 과연 누가 쥐게 될 것인가? 카카오? 하이브? 쩐의 전쟁으로 돌입한 SM 인수전 리뷰
K-POP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던 SM엔터는 왜 '카카오'와 '하이브' 사이에 끼어서 새 주인을 누굴 맞게 될까?를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을까요? 간략한 히스토리부터, 필자가 희망하는 방향까지 적어보겠습니다.
SM 인수전의 시작은 내부에서 부터
이번 SM 인수전에 불을 붙이기 시작한 것은 SM 내부의 문제에서부터 였습니다.
SM 소액주주 연대에서 SM의 창업주이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이수만'씨의 영향력을 없애기 위해 기형적인 그와 SM 과의 계약 관계를 청산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되었죠.
실제, 이수만씨는 SM의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국내 법인과 해외 법인을 만들어서 SM 가수들의 프로듀싱 및 해외 활동에 대한 계약을 SM 엔터와 맺고 활동하면서 회사를 떠났다고 하지만, 실상은 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죠.
거기에, 회사의 수익과 상관없이, 매출의 일정액을 지속적으로 제공받기로 계약되어 있어, 상당히 불공정한 계약으로 보이고, SM 이라는 거대 엔터 회사의 이익을 상당부분 감소시키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현 SM 공동대표의 2차에 걸친 성명 발표로 인해 상당히 상세하게 공표가 되었습니다.
첫번째 발표에서는 이수만씨와 선을 긋는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수만씨의 강력한 반발의 결과로 2차 발표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이수만씨는 발 붙일 곳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 정도 입니다.
이 과정에서 SM의 현 공동대표들은 카카오와 투자 계약을 맺고, SM 지분의 약 9% 정도를 유상증자를 통해 제공하기로 합니다.
쩐의 전쟁에 돌입하게 된 시작점
SM 경영진의 '이수만' 지워내기 발표와 함께 카카오를 협력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발표가 나자,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이수만 전 대표의 급작스런 반격이 시작됩니다.
약 14%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SM의 최대주주였던 이수만 전 대표는 자신의 지분 중 대부분을 경쟁사인 '하이브'에 넘겨버립니다. 그러면서, 카카오에게 유상증자를 하기로 한 과정이 불법의 소지가 있다면서 소를 제기하죠.
쉽게 말해 카카오에게 넘어갈 지분을 막고, 하이브에게 막대한 지분을 안겨주면서 하이브를 자신의 칼로 사용하고자 한 것 입니다.
SM의 라이벌이었던 하이브는 추가적인 지분 공개매수 선언을 하며, (당시 주가 9만원대에서 12만원에 공개매수 선언을 해 버리죠) SM의 주가는 단번에 12만원대로 치솟아 버립니다.
본인의 영향력이 사라질 것 같자, 가장 강력한 경쟁자에게 지분을 넘기는 가장 치사한(?) 수법을 쓴 것이죠.
하지만, 그 이면에 어떤 계약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이브 측에서는 부정하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SM에 영향력을 갖기를 바랐던 이수만 전 대표가 단지 현 경영진을 골탕먹이기 위해 자신의 지분을 모두 던지는 행동을 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끝도 없이 진행되는 쩐의 전쟁
공개 매수 선언이 우습게 된 것이, 단번에 12만원을 넘어버린 공시주가 때문에, 현재 지분을 보유한 사람들은 굳이 '하이브'에게 12만원에 지분을 넘길 이유가 사라지고 맙니다.
때문에, 하이브는 공개매수 마감 시점에 채 1%가 되지 않는 지분을 추가하는데 그치고 맙니다.
그러는 와중에, 카카오에게 SM이 넘기기로 한 9%대의 지분을 증자하는 방식이 불법의 소지가 있다하여 법원은 이수만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카카오가 SM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한 번 돈으로 밀어붙일 것인가?만 남게 되었죠.
그러던 중 카카오는 15만원에 공개매수 선언을 해 버립니다.
그렇게, SM의 주가는 다시 하루만에 15만원을 넘어버립니다. 과연 공개매수 선언이 좋은 선택인가? 의심이 될 법한 상황이 나타난 것이죠.
아무튼, 이렇게 카카오는 포기할 마음이 없음을 드러냈고, 이 전쟁은 끝없는 쩐의 전쟁으로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SM의 새로운 주인은 누가 되는 것이 좋을까?
저는 철저하게 K-POP 씬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저의 바람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SM이 스스로 서기를 바라지만, 그런 옵션은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해 보이고, 둘 중 하나를 꼽자면, '카카오'가 낫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첫째는 '경쟁과 다양성' 때문이고, 둘째는 하이브의 과거 행보 때문입니다.
경쟁은 산업 발전의 Key다.
현재 K-POP 산업의 가장 강력한 주체는 뭐니 뭐니 해도 SM과 하이브 입니다.
그리고, 그 두 기획사의 컬러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런 와중에 하이브가 SM을 인수한다면, 거대 기업 하나가 K-POP 씬 전체를 가지게 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K-POP의 다양성은 상당부분 거세될 것이며, 공정한 경쟁도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모든 산업에서 공정한 경쟁은 전체 산업 발전을 가져오는 중요한 열쇄가 됩니다.
한 기업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시장은 결국 퇴보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 결과는 현재 K-POP이 가진 글로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형태로 올 수 있다고 봅니다.
하이브는 인수한 기업의 고유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 엔터는 방탄 소년단의 갑작스런 글로벌 인기로 인해 급부상한 회사였습니다. 그랬던 회사가 원팀 기획사의 리스크를 줄이고자 선택한 길은 괜찮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소 기획사의 인수합병이었죠.
물론 자체적으로 보이그룹을 런칭하긴 했지만,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의 성적은 방탄에 비하면 많이 아쉬운 편이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하이브는 각각의 레이블이 된 회사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소스뮤직의 '여자친구'인데요. 하이브 소속이 되면서 그간 가져오던 '파워청순' 컨셉을 버리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고요. 그렇게 2개의 앨범을 내고, 계약 만료 시점에 이렇다할 공지없이 벼락 해체를 발표하게 되지요.
여자친구 정도면 상당히 성공한 아이돌 그룹에 속하는데, 그렇게 간단히 버려버린다는 것이 꽤나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수익성이 떨어지는 팀의 해체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흔한 고별 콘서트나 고별 앨범, 사전 안내 등의 지극히 당연해보이는 절차조차 없이 이런 식으로 아티스트를 대한다는 것이 씁쓸하기도 했죠.
그 이후 Ador 레이블에서 발표한 '뉴진스'가 태풍급의 무서운 돌풍을 일으켜주긴 했지만, 이것은 하이브의 능력이라기 보다는 애초에 민희진 대표를 스카웃하면서 모든 자율성을 보장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였다고 봅니다.
즉, 하이브는 인수한 회사의 아티스트를 제대로 키워낼 능력도, 잘 관리하겠다는 책임감도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하이브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SM의 유산은 그대로 이어진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과연 그럴까요? 그간 하이브의 행보를 보면 믿기 어려워 보입니다.
카카오는 괜찮을까?
카카오엔터는 애초에 여러 레이블을 합병하면서 성장한 회사입니다. 빅히트라는 기획사가 갑자기 성장하며 공룡이 된 것이 아니라, 카카오라는 모기업의 자금력으로 여러 회사들을 모아온 회사라는 것이지요.
카카오에 소속된 레이블의 면면을 보면 딱히 카카오의 자회사라기 보다는 각각의 회사의 이미지가 더 강력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각 레이블에서 나오고 있는 가수들의 성격도 다양하고요.
결국, 경제적인 지원을 하지만, 각 기획사들의 자율성은 유지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SM 정도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색깔을 가진 기획사를 카카오에서 좌우할 이유는 전혀 없어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카카오가 SM의 보다 나은 파트너라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이 글은 온전히 저 개인의 생각을 적은 것에 불과합니다.
다만, SM이라는 대한민국 엔터 업계에서 꽤나 굵은 자취를 남긴 회사가 잘 살아남아, 앞으로도 K-POP 산업에 큰 힘을 보태주길 바라는 마음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