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모니터링 헤드폰 3대장을 만든 회사 베이어 다이나믹의 새로운 표준 DT-900 Pro X 헤드폰 리뷰
오늘은 프로 오디오 시장에서 인정받아온 모니터링 헤드폰 메이커 3대장 중 하나인 베이어 다이나믹에서 새롭게 출시한 모니터링 헤드폰 DT-900 Pro X 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모니터링 헤드폰 3대장?
프로오디오 즉 감상자 관점이 아닌 미디어 메이커 관점에서 각광받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헤드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들이 있는데, 바로 AKG, 젠하이저, 베이어다이나믹 이 그 회사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AKG 의 K702, 젠하이저의 HD600, 베이어다이나믹의 DT-990pro 모델이 흔히 모니터링 헤드폰 3대장이라고 불리는 제품들 입니다. 이 제품들의 공통점이라면 '오픈형' 헤드폰이라는 점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오픈형 헤드폰이 밀폐형 제품들에 비해서 특히 저음 왜곡이 덜하고 공간감도 더 좋기 때문에 모니터링에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3대장으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 브랜드마다 음색은 상당히 차이가 많이 납니다.
AKG는 시원한 고역대에 비해서 저역은 부족하다는 평이 많을 정도로 고역의 해상도로 유명한 제품입니다.
젠하이저는 그에 비해, 플랫함 이라는 말로 대변될 수 있는 다소 심심하고 무미건조한 느낌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제가 직접 잠시 들어본 경험으로는 중역대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초저역과 초고역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베이어 다이나믹 제품들은 그에 비해서 저역과 고역이 살짝 강조된 3사 중에서는 가장 Fun한 사운드를 내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감상용 제품들에 비하면 전혀 그렇지 않지만요.
무엇보다 재생 대역이 5Hz ~ 40,000Hz 까지 재생이 되는 것으로 표기되고 있어서, 가청주파수를 훌쩍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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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fications |
이런 경향은 해당 메이커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이 공통적으로 적용이 되고 있어서 브랜드 정체성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드라이버를 통한 새로운 표준의 시작
베이어다이나믹은 세계 최초로 다이나믹 헤드폰을 만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회사입니다.
대체로 역사가 있는 회사들이 그렇듯 심하게 고집스럽게 기존 유산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가진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회사입니다.
요즘 세상에 매우 흔한 TWS 무선 이어폰을 최근에야 출시한 점도 그렇고,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DT-990 pro 모델도 출시된 지 정말 오래된 소위 고인물 모델이거든요. 1985년에 첫 모델이 나왔다고 합니다.
게다가 최근 모델에도 당시와 같은 드라이버를 적용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베이어다이나믹이 이번에는 동일한 드라이버를 이용하지 않고 새롭게 '스텔라45' 드라이버를 개발했다고 하네요. 이제부터는 이 새로운 드라이버가 베이어다이나믹의 헤드폰 전반에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디자인 & 구성품
기존 제품에 비해서 많이 세련되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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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과의 디자인 비교 |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심플해지고, 세련되어 졌습니다.
더불어, 기존에는 케이블이 일체형이었던 것에서, 미니 XLR 컨넥터를 채용한 분리형 케이블을 제공합니다. 이 부분은 케이블 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희소식이죠.
케이블은 2가지 길이의 케이블을 제공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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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품 |
상업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경우와 홈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케이스를 모두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업 스튜디오에서는 길이가 긴 것이 필요하지만, 홈 스튜디오에서는 오히려 거추장스럽기도 하니까요.
착용감
이 제품의 장점이자 단점이 이 부분에 있습니다.
일단 이어패드는 정당한 쿠션감을 가진 편안한 벨루어 이어패드로, 딱 제 취향의 이어패드입니다.
전작의 이어패드에 비해서 조금 더 각진 형태인 것이 착용감에서는 살짝 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반면 더 밀착된 느낌을 제공해서 좋기도 합니다.
헤드밴드의 장력도 적당한 텐션을 가지고 있는데요. 머리 부분이 살짝 눌리는 느낌은 있는 편이고, 귀를 압박하는 압력도 살짝 느껴집니다. 처음 착용했을 때는 정말 편한데, 시간이 지나다보면 살짝 압박이 느껴진다고 하면 이해가 되실까요?
그런데, 이런 느낌을 주는 이유는 장력보다는 헤드폰의 무게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공하는 쿠션감을 생각하면 부담스럽지 않아야 할 것 같은데, 헤드폰 자체 무게만 345g으로 오랫동안 쓰고 있어야 하는 작업용 헤드폰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무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300g 미만의 헤드폰들이 부담없이 쓸 수 있는 무게라고 생각해요.
무게만 아니었다면 착용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아 물론 제 머리크기 기준입니다. 머리크기가 크신 분께는 어떻게 느껴질 지 모르겠네요.
사운드
주파수 그래프는 웹에서 검색해보시면 '영디비' 라는 사이트에서 직접 측정한 데이터가 나옵니다.
저도 이 그래프를 보고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요약을 해 보자면, 기존 베이어다이나믹 사운드의 상위호환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약간 강조된 하지만 느낌은 부드러운 고역과 오픈형 헤드폰에서 흔히 듣기 힘든 저역과 초저역 반응을 보여주는 느낌은 그대로이지만, 특히 초저역의 표현력이 더 좋아진 것이 느껴집니다.
초저역보다 약간 높은 100Hz 언저리의 경우는 기존모델이 더 많이 나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더 펀사운드에 가깝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초저역은 새로운 900pro x가 더 잘 하는 느낌입니다.
최근 팝 음악의 트랜드 중 하나가 초저역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 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헤드폰으로 초저역을 잘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품이다. 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픈형 헤드폰 답게 고역대 표현력과 공간감이 좋은 편 입니다.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DT440 edition 모델에 비해서는 오픈형이라기 보다는 세미오픈형의 느낌에 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건 DT440 edition 모델이 유난히 더 오픈된 느낌이어서 일 수도 있습니다.
저역은 강조되지 않고, 단지 대역이 더 넓게 표현되는 느낌이라면, 고역은 확실히 조금 강조된 느낌입니다. 그래서 중역대 표현이 살짝 뒤로 밀려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럴 때는 약 6KHz 대역 주변을 2~3dB 정도 깎아주면 날카로운 느낌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고음을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중역대가 튀어나와 전체적인 사운드가 더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감상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 이 편이 더 마음에 드네요.
이번 제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저역의 표현력과, 사운드 결의 부드러움 이었습니다.
정리하면, 현재 베이어 다이나믹의 주력 모니터링 헤드폰 라인인 DT-900 Pro X는 기존 제품들의 레거시 사운드는 계승하면서도 성능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존 베이어다이나믹 사운드를 좋아하시던 분 들이라면 이번 제품도 좋아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헤드폰의 무게와 착용감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이 부분이 중요하신 분들은 꼭 착용을 해보시고 구매 결정을 하시길 권장합니다.
저는 착용시간을 잘 조절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